손마니

작년에 누가 별명을 지어줬는데 ‘손마니’라 했어요. 손 많이 가는 사람이라고. 사람 만나고 이야기 듣는 것 좋아해요. 특히 새로운 사람에게서 내가 몰랐던 이야기 듣는 게 좋은데, 아니 좋아했었는데 점점 옛일이 되어갑니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누굴 만나는 일이 없어서 그 ‘어렵다’는 말 조금 알 듯해요. 별 이유는 없는데 그냥 의미 없다는 생각을 했나 봐요. 무심하단 소리도 자주 듣는데 사실 욕심나는 상대에겐 집착 비슷한 걸 느끼기도 해요.

여행 좋아해요. 우리나라 구석구석 다니는 게 재미있어요. 해외는 좋다고 할 만큼 돈이 없고 국내는 자동차 한 대면 어디든 가니까요. 저는 생각하시는 만큼 해박하지 않아요. 관심사가 아니면 보고 들어도 기억을 못하거든요. 술을 안 마신지는 오래됐어요. 사람을 안 만나기도 했으니. 외모는 대강 서점에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비슷해요. 안경과 한 몸이라 바보 같을 수도 있고요.

음식은 개나 뱀처럼 제 기준에서 특이한 것들 빼고는 다 좋아요. 회도 좋고 고기는 물론이고 찌개, 구이, 한식, 양식, 알 수 없는 나라 음식, 처음 먹어보는 것들, 향신료 잔뜩 들어간 특이한 요리라든가 아직 존재도 모르지만 언젠가 먹어볼 파푸아 뉴기니 원주민의 음식 등. 제 입맛은 참으로 저렴해서 맛집과 ‘구린’ 집의 차이를 몰라요. 밖에서 먹어야 할 일이 생기면 앞에 보이는 음식점 중 끌리는 곳으로 들어가 메뉴판 사진이 가장 잘 나온 음식을 고릅니다. 이자까야, 스파게티, 피자, 중국식 코스요리, 순댓국, 갈치조림, 그냥 먹는 건 다 좋아요. 요즘 좋아하는 음식이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