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일요일 오후, 석양을 보러 영흥도를 찾았는데 바닷바람이 이렇게 매운지 몰랐어요. 얼굴이 사라지는 느낌인데 사진은 찍어야겠고, 해서 고생을 좀 했나 봐요. 머리가 아파옵니다. 섬 반대편은 비교적 평온하길래 항구에서 걷기는 했어요. 알고 보니 입춘이었다고. 저는 부지런함과 거리가 멀어요. 계획을 세우는 일도 없고, 그때그때 끌리는 곳을 다녀올 뿐이거든요. 둘러보고 걷고 냄새 맡고, 사진도 찍고 밥도 먹긴 하는데 작년, 재작년보다 감흥은 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