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언제 주무십니까? 곧 자려고요. 피곤했나 봅니다. 평소 같지 않게. 이십 대 끝자락이 쉽지 않아요. 예? 서른은 어떻게 살라고요. 전 세상을 뜰 겁니다. 서른 같은 건 갖고 싶지 않아요. 몇 주 뒤면 십이월인데, 한 두어 달 남았나요? 아뇨, 생일이 삼월이니까 다섯 달쯤. 계획은 있어요? 그런 거 없어요. 계획 짜는 건 겁쟁이나 하는 일인데, 전 그냥 하루가 삶의 시작이고 끝이거든요. 가끔 보면 철학자 같기도 하고. 책 싫어한댔죠? 네, 글씨만 보면 숨이 차서. 만화책은 본다면서요. 그림 보는 건 좋아요. 사진도 좋고. 내년 삼월엔 어디에 있을 것 같아요? 글쎄요. 하늘?

여행 가요. 친구랑. 아, 비행기 얘기구나. 어디로요? 남쪽 나라. 호주? 아뇨, 아프리카. 콩고 가보려고요. 밀림이 궁금해서. 뻔하지 않네요. 제 이름이 모든 걸 말해주죠. 그래서 희준 씨는 언제 자요? 전 멀었어요. 요즘 잠이 과해서. 아침보다 밤이 좋죠? 귀신 같이 맞추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