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네가 나를 보고 있을 때 나는 네가 곁에 있는지 몰랐다. 내가 너를 볼 때마다 너는 신나게 웃고 있었고, 네가 누군가를 부를 때마다 나는 귀를 기울였다. 나는 소리 내어 누군가를 불러본 적이 없다. 너는 언제나 유쾌한 사람이지만 나는 너를 웃긴 적이 없다. 나는 항상 멀리 있고 너는 어디에도 있지 않다. 너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고 싶다 했지만 내가 본 너는 이미 그렇게 살고 있었다. 바라보는 거울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의 내면을 알 수 없다. 내가 잠이 들면 네 하루가 시작되고, 네 여행이 끝나면 나는 다음 목적지를 고른다. 너와 나의 운명은 우주의 규칙과는 조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