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스러운 아침이다. 평소와 같은 때에 일어나 씻고 머리를 말리면서 아이폰을 본다. 오늘도 밤새 온 메시지가 많다. 검은 청바지를 입고 의자에 걸린 티셔츠 중 무얼 입을까 고민한다. 로션을 거의 다 쓴 것 같다. 오늘은 잊지 말고 사야겠다. 손을 씻다가 물이 튀었지만 그냥 둔다. 곧 마를 것이다. 어제 입었던 외투를 걸치고 집을 나선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거니 괴성이 들린다. 아직 겨울이구나. 어제보다 회사에 일찍 도착한다. 이십여 년 간 아침을 좋아한 적이 없는데 요즘은 가끔 괜찮다. 차 없는 도로를 달리고 사람 없는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은근한 호사다. 아침을 갖기 시작하니 하루가 조금씩 길어진다. 주말여행 거리도 늘면서 더 먼 곳을 다녀오게 된다. 아직은 특별한 시간이지만 곧 평범한 일상이 되길 바란다. 언젠가 익숙해지면 새로움과 일탈을 위해 늦잠을 자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