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제 일은 생각 안 해. 내일 일어날 일도 궁금하지 않아. 거울 속 나도 매번 다르잖아. 지금 뭐 해? 책 봐. 그럼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해. 책을 볼 땐 누구의 방해도 허락해선 안 돼. 지금 뭐 해? 생각해. 아름다운 시간이구나.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걸 떠올리도록 해. 지금 뭐 해? 자고 있지. 그럼 잘 자. 꿈은 꾸지 않기를 바라. 내게 중요한 건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일이야. 나머진 흘러가게 둬.”
봄을 조용히 보내면 그해 겨울까지 평온할 수 있다. 일 년을 선물로 받는 셈인데, 확률이 꽤 높다. 가끔 그리움은 들겠지. 그건 거부할 수 없는 동물적 감각이니까. 그리고 자유. 너를 설명하기에 이보다 좋은 말이 있을까. 금방 떠나겠지만 또 어딘가 있겠지. 가끔 생각할게. 언제나 살아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