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고 제일 먼저 하는 건 음악 소리 키우기입니다. 자는 동안 틀어둔 게 아직 마음에 들면 그냥 두고, 아니면 다른 음악을 골라요. 주로 듣는 건 피아노 협주곡인데 가끔 펑크, 메탈 같은 락을 틀어두기도 합니다. 기분이 유난히 좋다거나 들뜨고 싶을 때요. 보통 때면 일어나 샤워부터 하러 가겠지만 오늘은 침대에 누운 채로 시간을 보냅니다. 공상도 하고 밤새 지구 반대편에서 생산된 기사를 찾아보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면 잠이 와서 어느새 다시 눈을 뜨는데, 그럼 또 음악을 골라요. 제 기분에 장단을 맞춰주는 게 이 아이폰의 역할입니다. 아침 시간을 갖고부터 주말이 길어졌어요. 이렇게 누운 채로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뒹굴다가 잠들고 깨고, 해도 아직 낮이 오려면 멀었습니다. 어제 비와 바람이 우렁차 보여 외출을 미뤘는데 오늘도 아직 창밖은 흐립니다. 그래도 예보는 오후에 해가 뜬다 하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어요. 여기는 게으름과 느긋함 사이 어딘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