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이 열리면서 빛이 쏟아진다. 오늘은 물빛이 하늘만큼이나 파랗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환호를 지르기 시작한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 우리가 제일 아끼는 순간이다. 이때만큼은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추억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는 팝콘을 나누어 먹는다. 언제였는지는 몰라도 우리는 원래 팝콘 없이 단 10분도 앉아있을 수 없는 아이들이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우리 중 누군가가 물 색깔이 청바지를 닮았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멋있다고 생각한 우리는 한동안 청바지만 입고 다녔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청바지는 각자의 옷장에도 점점 쌓여 갔다. 언젠가부터 연례행사가 된 이 공연은 우리가 한자리에 모이는 유일한 시간이 되었다. 돌고래 한 마리가 잠시 하늘을 나는가 싶더니 곧 여러 마리가 줄지어 날아오른다. 나는 고개를 돌려 기억 속 웃음을 하나씩 꺼내어 본다. 우리는 어쩜, 마주 보는 시간도 비슷하다. 유난히 파란 물빛을 보며 우리의 우정도 언제나 파랗길, 항상 지금처럼 설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