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 그래

어차피 시간 지나면 다 별로야. 또 낭비했구나, 생각만 드는 거지. 어제의 나는 오늘을 기대했겠지만, 오늘의 나는 어제를 비웃는다. 알면서 그래. 가끔은 술술 나올 때도 있어. 생각에 골몰하지 않아도 문장이 알아서 글을 쓴다. 그리고 그럴 땐 차라리 복권을 살까 싶어. 실수는 나의 힘이고 그래서 했던 실수를 또 하면서 차라리 자랑스러워하자, 위로해주자, 하는데 신기한 건 그 와중에 시계는 꼭 고쳐 감는다는 거야. 사람은 변하지 않아. 매일 아침 다시 태어나지만, 오늘의 나는 영락없는 어제의 그 사람이지.

평일 원고 마감은 아침 여덟 시, 가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글을 보낸다. 그래도 건너뛰는 것보다 낫지 않냐며 위로 아닌 위로를 보낸다. 문장은 곧 새로운 여행이 되어 나를 찾아온다. 오늘도 나는 용감한 젊은이로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