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1악장. 언젠가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같이 들어보고 싶었어요. 1이라는 숫자는 특별하잖아요. 첫 감정, 첫 선물, 처음이라는 의미로서요. 저는 폴 루이스와 BBC 교향악단이 연주한 버전을 좋아해요. 들어 볼래요?
두끼 떡볶이집에 둘이 가서 야채를 두 번 담고 만두도 두 번 담아왔다. 같이 명동에 간 두 번째 날이었다. 오후 두 시쯤 배가 불러왔고 우리는 자리를 옮겼다. 나는 이날 그를 두 번 만났다. 아침에 한 번, 저녁에 다시 한번. 쿠키 영상 같은 하루였다.
명동은 그의 집으로 가는 버스와 우리 집으로 가는 버스가 각각 회차하는 곳이다. 한 버스에서 다른 버스의 번호를 뺀 숫자는 2로 시작해서 2로 끝나는데 그 중간에 0이 있다. 열심히 껴 맞추다가, 두 가지 인생을 사는 두 사람이 만나는 장소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