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이 울린다. 익숙한 냄새를 맡는다. 높은 천장 어디엔가 창문이 있다. 쇠붙이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듣는다. 벽을 두드린다. 응답이 없다. 주먹으로 벽을 세게 두드린다. 웃음소리가 벽을 타고 넘어온다. 어딘가에서는 해가 뜨고 진다. 바람이 불면 구름이 부서지고 비도 내린다. 문이 열리고 식판이 들어온다. 사람은 해를 듣고 그린다. 바람처럼 휘파람을 불고 구름처럼 숨을 몰아쉰다.
창문을 연다. 익숙한 소리를 듣는다. 높지 않은 곳에 달이 있다. 벨이 울리면 향신료 냄새가 코를 찌른다. 사람은 빛을 그린다. 주먹을 쥐고 벽을 두드린다. 숨소리가 바닥을 타고 넘어온다. 어딘가에서는 해가 사라지고 나타난다. 바람은 고개를 들고 숨을 참는다. 모두가 잠자리에 들면 비가 내린다. 비를 맞은 바위는 굳었다가 녹고, 녹았다가 굳는다. 사람은 벽에 귀를 대고 숨을 참는다. 발아래에서 검은 바다가 울부짖는다. 어딘가에서는 해가 뜨고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