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상을 받았다. 한 달 동안 지각하지 않고 잘 나온 것에 대한 상이란다. 학교를 졸업한 뒤로 처음 받는 상장이 반갑고 신기하다. 나도 뭔가를 꾸준히 할 수 있다니, 놀라운 발견이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제일 먼저 커피믹스를 마신다. 커피 기계보다 ‘아메리카노’보다 맥심이 좋다. 맛있고 달아서, ‘난 척’ 없는 맛이 편해서. 날씨가 덥다가 서늘했다가 여름을 맞이하느라 들썩인다. 겨울에는 철원보다 춥더니 이제 그 덥다는 대구보다 서울 기온이 높은 날을 본다. 오락가락한 건 내 마음뿐인 줄 알았는데 날씨가 함께 해주니 고맙고 좋다. 자연에서 위로를 받고 있다.
오랜만에 이젤 앞에 앉았다. 그림을 그리지 않은 지 꽤 되었다. 색 만들기는 고사하고 선 하나 긋는 것도 힘들다. 펜보다 연필이 좋았던 때도 있었는데 아마 재미를 잃은 게 아닐까 싶다. 본래 그림을 그리던 사람도 아니고 화가를 꿈꾼 적도 없다 생각하니 마음은 편하지만, 한동안 좋은 취미였던 게 나를 떠난다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다. 취미는 돌고 도니까 그림 또한 돌고 돌아 언젠가 다시 손에 잡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