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이해

나는 가끔 여기 앉아서 해를 봐. 해가 뜨고 지는 걸 보고 있으면 시간이 나를 지나가는 게 느껴져. 눈이 부실 때도 있지만 아무렇지 않을 때도 있어. 해가 지고 나면 오늘은 끝이야. 이제 내일을 준비해야 하지. 아니면 남은 시간을 붙잡고 늘어지거나. 나는 시간이 많으니까 사라진 해가 어디로 갔을까에 대해 생각해. 둥글게 반원을 그리다가 사라진 해는 나머지 반을 어디에서, 누구에게 보여주고 있을까 생각해. 그 누군가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지 모르겠어. 혼자 사는 사람은 시간이 아주 많아. 그러니 그 시간을 채워야 해. 그렇지 않으면 시간은 아무렇게나 흐르다가 사람을 잡아먹고 말 거야. 그래서 나는 창밖을 봐. 반투명 유리 건너편에 뭐가 있을지 상상하면서 해가 오르내리는 걸 지켜봐. 거기서 뭔가 보게 되기를, 시간 속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려. 내가 기대한 적 없는 뭔가가 생겨나기를 바라. 모든 일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내게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는 이해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