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부터

생각이 두서없이 떠오를 때 나는 아직 살아있음을 느껴. 시계를 볼 때마다 한 시간씩 지나있는 날. 하루가 미친 듯이 흐르는 날. 내가 증발하려면 한참 멀었구나, 하는 날. 나는 종종 불안하면서 무서운데 그 대상이 뭔지 모르겠어. 누구에게든 물어보면 좋겠는데 생각나는 사람이 없어. 가끔 사람들이 나를 모함하는 게 느껴져. 나는 의심이 많거든. 모든 것에 만족하면서 살 수 없다는 걸 알아. 부지런한 게 항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 고민을 쌓아두고 사는 사람은 마음이 아파. 너는 여전히 보기 좋아서 다행이야. 어제로 돌아가고 싶으면 그렇게 해. 나도 잠이 들 때마다 오늘 이야기가 모두 사라지면 좋겠어. 아직 그만둘 수 없는 게 많아서 모든 게 어려워. 나는 이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사람들도 나를 무서워하는 것 같거든. 신기하지. 우리는 서로 만난 적도 없는데 두려움을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