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가는 날

“○○님은 본인이 여우 같다는 거 알아요?”
“제가요? 만나는 사람마다 그러던데. 근데 어느 부분이요? 여우 같다는 게 뭐예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한 번씩 되게 얄밉다고 해야 하나.”
“저는 곰입니다. 일단 게을러요.”
“게으르다고 다 곰인가. 지금도 표정 새침한 거 모르죠.”
“난 아무 표정 안 지었는데요.”
“본인은 모르지. 그래서 우리 어디 가요?”
“가보고 싶었던 곳 있어요?”
“저는 아는 데가 없어서. ○○님 좋아하는 곳 보여줘요.”
“그럼 바퀴 닿는 곳으로. 배는 안 고파요?”
“조금? 아직은 괜찮아요.”

“뒷자리에 과자 있는데. 먹을래요?”
“차에서 뭐 먹어도 돼요?”
“흘리지만 않으면.”
“안 먹을래요.”
“괜찮아요. 여기 봉지 있어.”
“대고 먹으라고요?”
“아니, 이건 쓰레기 봉지고.”
“목마르지 않아요?”
“휴게소 나오면 갑시다.”
“네. 배도 좀 고프고.”
“밥은 도착해서 먹을 건데.”
“얼마나 남았어요?”
“안 막히면 한 시간.”
“과자 먹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