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민

“세상은 나 없이도 왜 잘 돌아가니.”
“원래 그래. 회사도 나 없이 잘 돌아가고.”
“어떻게 지내? 재미있는 소식 있으면 줘 봐.”
“그대야말로 어떻게 지내는 거야? 서울이야?”
“난 서울이지. 조용히 그냥.”
“보고 싶다. 본집에서 살아? 하도 연락 없어서 죽은 줄 알았어.”
“아니. 혼자 버티면서 살아.”
“어디서? 전화할게. 받아 봐.”
“나 아직 회사야. 이따가.”
“뭐야. 회사는 어디로 다녀?”
“일곱 시쯤 퇴근이긴 한데. ○○○에 있어.”
“형, 나도 잘됐어.”
“이따가 전화할 테니 자랑이나 해봐.”
“오늘 회식이라 옆에 사람 있어서 자랑은 못 하고, 정규직으로 와서 잘 다니고 있어.”
“좋은 날이구나, 회식.”
“하, 섭섭했는데. 연락도 없이 사라져서.”
“섭섭하기는.”
“한번 보자 진짜.”
“지금 시간 돼? 잠깐 목소리나 들을까.”
“그래. 내가 전화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