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이야기는 글자로 치면 기분이 이상해요. 말로 하면 공기 속에서 대충 사라지는 것 같은데 글자로 남기면 뭔가, 어떤 느낌인지 아시죠. 난 그렇게까지 그런 건 아닌데 글자로 치면 되게 그런 것처럼 보이는 그런 것.”
“문자로 적었을 때 더 확실하게 각인되는 느낌이 있어요. 저는 그런 것도 좋아요.”
“글자를 치면 10초 뒤에 사라지는 메신저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게요.”
“생각해보니 괜찮은데.”
“하지만 문자의 장점이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같은 이야기도 말로 하면 공기에 녹아서 없어지다가 돌아오다가 해요. 그런데 적어 놓으면 그 자리에 있어요.
“좋은 이야기는 항상 좋게 남아 있는데 안 좋은 이야기는 오래 고통받을 수도 있고.”
“적어놓고 잠그고 바닷속에 던져 놓아요.”
“둥둥.”
“아, 50킬로짜리 추를 넣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