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학생으로 살던 언젠가 돈을 엄청나게 만지는 꿈을 꿨어요. 그래서 그다음 날엔가, 살면서 처음으로 로또를 사봤어요. ‘인생 첫 로또’라는 생각에 들떠서 일주일 동안 온갖 상상을 했는데 결과는 꽝이었어요. 그때 누가 말해주길, 로또는 돈이 아니라 ‘똥 꿈’을 꿔야 한다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나도 똥 꿈을 꾸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몇 년을 보냈는데 어느 날 진짜 ‘똥 꿈’을 꾸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꿈에서 똥을 보니까 기분이 별로였어요. 제 옆으로 똥 하나가 굴러떨어졌는데 너무 더러워서 피하게 되더군요. 옆으로 피하다가 손으로 살짝 만졌던 것도 같아요.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 보니 제가 드디어 ‘똥 꿈’을 꾼 거죠. 그래서 이거다, 왔다, 해서 다시 로또를 사봤는데 5천 원이 당첨됐어요. 그나마 살짝 만져서 5천 원이라도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번엔 꼭 대범하게 만지자’ 다짐하면서 다시 몇 년을 보냈는데 어느 날 또다시 ‘똥 꿈’을 꾸게 됐어요. 이번에는 배경이 화장실이었어요. 여기저기 벽과 바닥 할 것 없이 많은 똥이 묻어 있었고 상당히 더러웠던 기억이 나요. 제 몸에도 조금 묻었던 것 같고요. 그래서 눈을 뜬 뒤에 진짜 왔다, 이번엔 진짜다, 싶어서 그날 오후에 다시 로또를 사봤는데 역시 결과는 5천 원이던가,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해보건대, 저는 그저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야 할 운명인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