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곰탕은 꼬리로 만든 거겠죠? 아마도요. 목살은 목 부위니까. 저는 ‘꼬리’라는 단어를 보면 다른 동물이 연상돼서 잘 못 먹겠어요. 무슨 동물이요? 그냥, 소 말고 다른 거요. 미진씨는 괜찮아요? 저는 그런 거 없어요. 어쨌든 고기잖아요. 그럼 혹시 뱀 같은 것도 드시는? 뱀은 조금 징그럽지만, 막상 눈 앞에 있으면 먹을 것도 같아요. 제가 워낙 먹성이 좋아서요. 누가 요리해주는 것도 곧잘 드시고 그래요? 맛에 민감하다거나 유독 맛집을 찾아 다니신다거나. 아유, 웬걸요. 제가 가는 곳이 곧 맛집입니다. 아무거나 줘도 다 잘 먹는다는 게 저의 몇 없는 장점 중 하나예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치고는 상당히 날씬해 보입니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시나요? 그런 건 아니고요. 저는 보시다시피 살이 좀 붙어 있잖아요. 그런데 짐작하시겠지만, 저는 음식을 많이 가립니다. 우선 파를 먹지 않고요, 익힌 당근이라던가 생 오이라던가, 이런 걸 먹으면 속이 거북해져요. 그거 왜인지 아세요? 다 어릴 때 교육 때문이래요. 다들 그 얘기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집, 꽤 엄했는데. 밥 먹을 땐 아니었나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