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의 의지

1.
“오늘 감정은 오늘로 끝낸다. 이게 가능해?”
“노력하면 안 될 일 있겠니.”
“내일 되면 지워지는 그런 건가.”
“뭐, 비슷해.”
“지우기 싫은 감정이 있을 땐 어떡해?”
“그런 게 있을 리가.”
“안 좋은 일 생길 땐 좋겠네.”
“응. 너도 배워볼래?”
“감정 지우는 거? 그거 뭐 누구든 배우면 할 수 있는 그런 거야?”
“누구나는 아니지. 의지가 있어야 해.”
“넌 어떻게 배웠는데?”
“그냥 알게 됐어. 어쩌다가.”
“편리하겠구나.”
“글쎄. 내겐 그냥 삶이라서.”

2.
“이 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언제는 하루살이라며.”
“그랬었지.”
“오늘 일은 오늘로 끝이라며. 내일 되면 다 지워진다며. 이제 그러기 싫은 거야?”
“응. 지우기 싫은 게 생겼어.”
“싫으면 안 지우고, 그럴 수도 있는 거야?”
“노력하면 가능하지. 의지가 중요하다니까.”
“알다가도 모르겠어.”
“세상일을 다 알 필요 있겠니.”
“어쩐지 다시 욕심쟁이로 돌아온 것 같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