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이 자라면

어릴 땐 누구나 열정 넘치는 삶을 꿈꾼다. 나는 월급이나 받으면서 살지 않겠어, 자유로운 삶을 위해 청춘을 바치겠어, 자유롭게 늙어 가겠어, 아니, 늙지 않는 방법도 찾아내겠어, 그런저런 생각과 함께 자라난 아이는 어느 날 거울을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가 어른이구나, 어른이 되었구나. 열정은, 거울을 보고 스스로 어른임을 인지하는 순간 빠르게 증발한다고 한다. 누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아이의 마음에 처음 그 말이 들어온 순간부터 열정은 더 자라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는 그 사실을 몰랐다. 이제 어른이 된 아이는 정열을 생각한다. 열정이 아니라면 정열이라도, 나를 활활 태우기라도 하자, 같은 생각을 하며 어제와 오늘을 보내고 주말, 그야말로 붉은 열기로 가득한 주말을 기다린다. 열정이 자라면 정열이 된다. 어른이 된 아이는 정열도 언젠가 다시 열정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