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beyond what eyes reveal.
Hate the things named the truth.
Stay awake and face the dawn.
Dare to trust one thing—
Those who breathe your breath
in depth.
Beyond
나비
내가 날아가는 길 따라 쉬어가는 곳마다
흔적이 남으면 좋겠다.
온몸에 색색 가루를 뿌리고는
나도 나비였으면 좋겠다.
달팽이와 고래
A: 난 잘 모르겠어. 우리가 어느새 스물일곱이잖아. 널 처음 본 건 열댓 살이었는데 말이야.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나에게 넌 왠지 신비한 친구야. 너의 선택과 나의 선택은 완전히 반대랄까. 난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항상 같은 곳에 있는 것 같은데 너는, 잘 변하고 사라지고 나타나.
B: 그러고 보면 내가 어딘지 모르게 쏘다니다가 문득 그리워서 찾다 보면 예상한 곳에 네가 있어. 예상한 표정으로. 근데 그거 좋은 거잖아.
A: 나도 일탈이란 걸 하고 싶은데, 내 굴레는 좀 튼튼해서 말이지.
B: 튼튼하다, 왠지 멋있는데.
A: 하지만 굴레라는 말이 꼭 속박 같잖아.
B: 그렇기는 해.
A: 나는 내 세상에 날 가둬놓고 움직이지 않는 거고 넌 너의 넓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사는 거지. 난 그런 게 부러워. 내가 못 하는 것. 나에게도 언젠간 오리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처럼 일탈을 할 날이 오겠지. 뭐, 나 그런 거 좋아해. 대기만성.
유리병
나는 빨강이다.
결코 지워지지 않는 빨간색이다.
그대로 굳어 유리병 속에 담긴
빨간 장미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