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했다. 처음 주어지는 건물은 공동 소유라 견제가 심하다. 뭐든 먼저 짓는 게 유리하니 손이 바쁘다. 근처로 건물들이 빠르게 생겨난다. 새로 짓는 건 그 사람의 소유가 된다. 친구 하나가 반응이 뜸하다. 나는 건물을 늘린다. 유닛을 생산하다 말고 주변을 탐색한다.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옆에서 누가 말한다. 유닛 계속 뽑아야지. 오래전에도 들은 말인데 언제인지 모르겠다. 유닛은, 계속 뽑는 거야. 친구는 옆에서 내가 하는 걸 지켜보다가 실없이 웃는다. 뭘 하든 나보다 잘하고 항상 멋있다. 나도 잘하고 싶어서 친구들이 하는 걸 따라 한 적이 많다. 잠에서 깨고 보니 마지막 기억이 없다.
Category: Random
첼로
벨을 누른다. 응답이 없다. 멀리서 물소리가 들린다. 문에 귀를 댄다. 옆집 대문이 열린다. 남자가 슬리퍼를 끌면서 나온다. 여자가 뒤따른다. 좀 전까지 다툰 모양새다. 벨을 누른다. 조용하다. 문에 귀를 댄다. 첼로 소리가 들린다. 미진아? 문을 두드린다. 전해줄 게 있어. 남자가 눈을 굴린다. 집을 빙 돌아 창문을 찾는다. 커튼 사이로 불이 새나온다. 창을 두드린다. 첼로 소리가 멈춘다. 남자가 슬리퍼를 끌면서 집으로 돌아간다. 미진아? 다시 물소리가 들린다. 입구로 돌아가 벨을 누른다. 잠깐이면 돼. 옆집 대문이 열린다. 여자가 웃는다. 여기 안 살아요. 안에 있는 것 같은데요? 빈 집이에요. 문고리를 돌린다. 잠겨 있다. 물소리가 멈춘다. 미진아? 남자가 다시 나온다. 맨발이다. 누구라고요? 여자가 뒤따라 나온다. 오래 알던 친군데, 문을 두드린다. 남자가 이빨을 보이며 웃는다.
질투
욕망은 소유를 낳고 소유는 파괴를 낳는다. 몸이 편하면 생각이 많아진다. 쉬는 날이 늘 반갑진 않다. 영감을 포기하면 시계가 멈춘다. 알아도 모른 척 속는다. 가질 수 없는 건 질투가 된다. 꿈은 소모적이다. 바람은 겸손의 탈을 쓰고 자만을 부른다. 욕망이 나를 삼킨다. 생각이 나를 삼킨다. 알면서 알고 싶지 않은 일이 반복된다.
울타리
“죽었다 깨어났다 해.”
“돌고 도는 거니까.”
“오랜만에 듣네. 신선하다.”
“좋지?”
“응.”
“그냥 있을래?”
“줄 게 없다.”
“…”
“미안해.”
“네 존재가 선물이야.”